완행 열차를 타고 싶다 / 동목 지소영
 
 
어둠이 깔리며 
쿵쿵 지구를 흔드는 폭죽소리... 
태양의 열기에 침묵하던 도시가 
불꽃을 머금고 날개를 답니다

우리들의 날에도 
불꽃날개로 
밤하늘을 나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잠시라도 별이 되어
그리운 당신곁으로 가고 싶거던요
 
어둠을 가르는 바람이 
바닷물을 싣고 오네요
사람이 그리웠나 봐요
물기 어린  두 눈이 당신을 닮았어요

창을 닫아야겠어요
열린 채 기다린 시간의 얼굴이 
마음을 거두네요
먼 가슴, 
체념도 때로는 필요하다며..
 
괜스레 집안을 서성이며
마른 손을 비비곤 했어요
오늘따라 저 하늘을 메운 불꽃이 
자꾸만 내 그림자를 밟곤 해요
보고픔만큼 
야위어가는 내 손이 보였나 봐요
 
주홍 커텐을 내립니다
지난 가을 
손바느질 해서 걸며
당신이 바라보던 낙엽을 생각했었어요
   
오늘은 완행 열차를 타고 싶어요
전화도 약속도 없이 내린 그 외딴 역에서
고향처럼 덥썩 
당신이 안을 것 같아서요

출처 : 천년그리움이 흐르는 강
글쓴이 : 冬木 지소영 원글보기
메모 : 옛칭구들이 자꾸 그리워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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