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한국의 한 끼 밥상은 밥, 국, 반찬이 기본. 하지만 주식 외에도 별식으로 먹는 음식들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면 요리다. 면 요리는 특별한 의식용으로도 밥상에 자주 등장했는데, 이는 긴 국수 가락처럼 수명이 오래되길 기원하는 의미에서였다. 그래서 결혼식이나 돌잔치, 어르신들의 생신, 혹은 환갑잔치 때 국수를 먹거나 선물하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면보다는 국수라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바로 뽑아낸 면을 물에 담갔다가 손으로 건진다’ 하여 국수라 하기도 하고, ‘밀가루인 면을 국물에 담가 먹는다’고 해서 국수라 부른다는 설도 있다.호박은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덩굴풀로 오랑캐로부터 전해진 박이라는 의미에서 호박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국내에는 남아시아에서 전래되었고, 어린 호박을 애호박, 늙은 호박을 청동호박이라 부른다. 한방에서는 호박을 ‘남과(南瓜)’라 부르고 늙은 호박을 약재로 썼는데, ‘본초강목’에서 호박은 ‘속을 보해 주고 기를 늘린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경험방’에는 “천식에는 커다란 호박의 속을 파낸 뒤 그 속에 보리엿을 채워 서늘한 곳에 한 달 가량 두었다가 쪄서 먹으면 좋다”는 처방전이 나오는 등 약리작용이 있어 예로부터 식품 겸 약으로 자주 애용되었다.

..호박은 수분 96.0%에 단백질 2.1g, 칼슘 15mg, 인 24mg, 비타민 A 930IU, 비타민 B₂ 0.16mg, 비타민 C 9mg 등 풍부한 영양성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늙을수록 당질과 비타민 A, C 함량도 늘어난다. 이외에 호박은 채소 중에서 탄수화물 함유량과 칼로리가 가장 높은 편이지만, 펙틴이라는 수용성 식물섬유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 당질의 소화와 흡수를 늦춰주어 혈당이나 인슐린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감자나 백미에 비해 GI 지수가 현저히 낮다. 그래서 다이어트와 당뇨에 도움이 되고, 펙틴이 대장 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었을 때 생기는 물질이 간에서 콜레스테롤과 합성되는 것을 저해하여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호박은 특히 지용성 비타민인 카로틴 함량이 높은데, 카로틴은 감기 예방뿐 아니라 활성산소의 양을 조절하여 피부를 젊게 유지시켜 노화를 방지하는 효능도 갖고 있다. 호박의 황금색을 내는 색소인 루테인은 암 예방 효과가 있어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폐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혈압을 높이는 원인이 되는 나트륨의 작용을 억제하는 칼륨이 풍부해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으며 셀레늄 성분이 풍부해서 전립선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애호박_주로 볶음 요리나 전을 부쳐 먹을 때 애용되는 애호박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어 위궤양과 위염 예방에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아연, 망근 등 다른 식품들에서 얻기 힘든 미량원소가 많이 들어 있다. 게다가 애호박의 당분은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위궤양 환자도 쉽게 먹을 수 있다. 늙은 호박_베타카로틴과 비타민 B, C가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어 감기 예방 및 중풍 예방에 효과적이며 이뇨작용을 해주어 산후조리나 몸이 붓는 사람에게 좋다. 늙은 호박을 작은 네모 모양으로 썬 뒤 꼬들꼬들해질 정도로 말려서 된장이나 간장에 넣어 두면 맛깔스러운 장아찌가 완성된다. 이 밖에 호박 칼국수, 떡, 차, 찌개 재료로 자주 애용된다.
단호박 _고랭지 작물로서 밤호박이라고도 하는데, 그 맛이 밤과 고구마를 섞어 놓은 듯 달콤한 맛이 특징으로 비장의 기능을 돕는 야채로 손꼽힌다. 하지만, 소화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장에 가스가 잘 차거나 위장에 염증이 있는 사람은 피하는 편이 좋다. 주로 죽으로 만들어 먹거나 속을 긁어낸 뒤 영양밥이나 해물, 고기, 치즈 등을 넣어 쪄 먹을 때, 맛탕 등에 애용된다. 약호박_흔히 화초호박이라고도 하는데, 다른 호박과 달리 요리용으로 쓰이지 않고 약용으로만 쓰인다. 화초호박이라고 하는 이유는 빨간색의 고운 빛깔을 지니고 있어 관상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호박은 꿀, 배 등을 함께 넣어 푹 삶은 뒤 우러난 물을 마시면 환절기 감기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호박씨_호박씨에는 필수아미노산인 메티오닌 등이 많아 간장의 작용을 돕고, 불포화지방산과 인지질의 일종인 레시틴이 많이 들어 있어 혈액순환을 도우며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기 때문에 고혈압이나 노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호박씨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 가운데 ‘쿠쿠르비틴’이란 성분은 구충작용 효과가 있어 실제로 예전에는 호박씨의 껍질을 벗기고 알맹이만 가루로 만들어 구충제로 쓰기도 했다. 호박씨는 주로 말려서 볶아 먹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호박은 산후부종을 내리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뇨작용이 없다. 이는 출산 후에 자연스럽게 복압이 감소하면서 이뇨작용이 활발해진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호박을 많이 복용하게 되면 출산 후 정상상태로 돌아가려고 하는 신장의 기능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본초강목’에서도 많은 양의 호박을 복용하면 몸이 습해져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으면서 저리고 아픈 증상이 생기거나 황달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이나 몸이 잘 붓는 사람에게는 쓰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호박을 산후조리용 식품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출산 1개월 후 소변이상이나 붓기가 있을 때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호박은 먹는 것뿐만 아니라 짓이겨 생즙을 외용제로도 썼는데, 화상이나 신경통에 습포를 해주면 소염, 진통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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