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님 시 모음입니다..

 

사랑할 땐

사랑할 땐 높은 하늘도 낮게만 보입니다.
별이든 달이든 원하면 따 줄 수 있으니까요.

사랑할 땐 시간도 요술을 부립니다.
기다릴 땐 지루하고 만나면 너무 짧으니까요.

사랑할 땐 모두가 아름다워 보입니다.
내 가슴이 아름다운 생각으로만 가득하니까요.

사랑할 땐 상대방의 흠도 매력으로 느껴집니다.
내 눈높이를 상대방에게 맞췄으니까요.

사랑할 땐 모든 것이 좋게만 보입니다.
사랑할 땐 모든 것이 소중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사랑할 땐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보고싶은 사람"

보고픈 사람
이렇게 눈을 감고 가만히
베란다에 기대어 있으면
당신이 많이 보고 싶습니다

오늘같이 때이른 비가
추적 추적 내리는 날이면
당신이 너무 보고싶어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습니다

야속한 사람
그곳에서도 이 비가 오려니
빗소리에 같이 실려서
소식이 있을 때도 되었는데

창문에 흘러내리는 빗물이
당신이 나를 향해 쓰는 편지라면
우리만이 아는 글자 되어
한 줄 한 줄 읽어 보련만

언제 오시렵니까
하늘에 까만 구름이 걷히고
소란스런 빗소리가 그치면
오늘은 꼭

당신의 음성이 들릴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중년

중년은 많은 색깔을 갖고 있는 나이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가운데서도 분홍 추억이 생각나고
초록이 싱그러운 계절에도 회색의 고독을 그릴 수 있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본다.

중년은 많은 눈물을 가지고 있는 나이이다.
어느 가슴 아픈 사연이라도 모두 내 사연이 되어버리고
훈훈한 정이 오가는 감동 어린 현장엔 함께하는 착각을 한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만 우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운다.

중년은 새로운 꿈들을 꾸고 사는 나이이다
나 자신의 소중했던 꿈들은 뿌연 안개처럼 사라져가고
남편과 아내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꿈들로 가득해진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꿈을 꾸고 가슴으로 잊어가며 산다

중년은 여자는 남자가 되고 남자는 여자가 되는 나이이다
마주보며 살아온 사이 상대방의 성격은 내 성격이 되었고
서로 자리를 비우면 불편하고 불안한 또 다른 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중년은 눈으로 흘기면서도 가슴으로 이해하며 산다

중년은 진정한 사랑을 가꾸어갈 줄 안다.
중년은 아름답게 포기를 할 줄도 안다.
중년은 자기주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안다.
그래서 중년은 앞섬보다 한발 뒤에서 챙겨가는 나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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