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커피한잔으로 그려보는 그대 / 글 .이채 

 

 

비오는 날
창밖을 바라보면
파릇이 젖어가는 풀잎이 곱고

물꽃 피어나는 뜰에
가만가만 두드리는 빗방울소리가 참 좋은 날
창문사이로 비의 연주를 들어봅니다

낮은 리듬으로 스치는 흐린날의 낭만
커피 한모금이 가슴을 파고들어요
하늘은 안개빛 여운으로

살며시 눈을 감은 그리움쯤이라해도
여린 바람에 흔들리는 풀포기처럼
흔들리는 마음 주체할 수 없어요

두볼이 그 입술이
젖은 눈빛이 더욱 깊은 그대와
잔잔히 퍼지는 빗소리에

피어오르는 커피향으로 마주한다면
오래된 가슴이라도 달랠 수 있으련만
먼저 온 그리움만 보채 듯 앉습니다

아, 사랑
그 후 그리움도 젖어갈 때
이 빗소리는
어느날의 빗소리를 닮았어요

바람에 흔들렸을 한잎의 가슴으로
빗방울이 맺히고 그리고 떨어지는
하염없이 내리는 빗물같은 그대

어쩌지요
이 비 그치고 나면
물빛 고운 꽃한송이 또 피어날텐데....

 

 

 

출처 : 좋은글과 좋은음악이 있는곳
글쓴이 : 쉬리영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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