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포기 단지 속출‥고덕주공9단지 등 잇따라 중단

서울에서 재건축 규제 강화로 인해 리모델링을 대안으로 추진해왔던 아파트 가운데 사업을 포기하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건설업체에서 제시하는 공사비가 당초 주민들이 예상했던 금액보다 높아 리모델링 후의 가치상승효과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자 주민들의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는 달리 가구수가 늘지 않아 일반분양을 할 수 없어 조합원들이 시공비를 전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부 단지에서는 연말 대선 이후 재건축 규제 완화를 기대,재건축으로 다시 돌아서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0평 늘리는데 2억원?"

30일 업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했던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는 최근 주민동의율이 낮아 조합설립에 실패,사업이 중단됐다. 조합을 결성하려면 주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이 단지는 주민의 21%만이 동의했다.

이처럼 주민동의가 저조한 것은 시공비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 단지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당초 호응이 높았던 주민들이 가설계 결과 가구당 전용면적 33㎡(10평)를 늘리는데 2억원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자 반대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리모델링으로 아파트 가치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당장 거금을 조달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밝혔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5차도 리모델링 조합 설립에 이어 지난해에는 시공사 선정까지 마쳤지만 현재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된 상태다. 착공전 행위허가를 위한 요건인 '주민 80% 이상 동의'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근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공비 부담으로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높아지면서 소리 소문없이 사업이 중단됐다"며 "대선 이후 규제완화를 기다려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돼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송파구 풍납동 미성아파트는 조합이 당초 '대수선' 수준이었던 리모델링을 나중에 증축으로 바꾸면서 시공비 부담이 늘어나자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잠실 주공5단지와 성동구 옥수동 극동아파트는 지난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가 결성됐으나 1년이 지나도록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소형주택 많은 단지는 고려할 만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이 재건축에 비해 주민동의율이 낮은 등 상대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만,포기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한다.

재건축 조합을 결성하려면 주민 동의율이 80% 이상(동별 3분의 2 이상)이어야 하지만,리모델링은 3분의 2 이상(동별 3분의 2 이상)이면 된다. 그러나 리모델링은 공사에 들어가려면 주민 80%의 동의를 얻어 해당 지자체의 행위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공비 등의 문제로 좌초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리모델링은 공사비가 재건축과 비슷하게 들지만,일반분양을 통한 수입이 없어 조합원들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대형 주택 소유자일수록 리모델링을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소형 주택소유자에 비해 면적을 확대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옥수동 극동아파트의 한 주민은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대형 주택 소유자들이 '지금보다 더 큰 데 살아서 뭐하냐'는 반응을 보여 결국 사업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리모델링이 용적률이 작고 소형 주택이 많은 단지에는 재건축보다 메리트가 더 크다고 강조한다. 재건축은 용적률을 준수해야 하지만,리모델링은 이와 관계없이 30%까지 전용면적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차장은 "리모델링은 모든 아파트에 유리한 것은 아니다"면서 "재건축과 비교해 유리한 점과 리모델링 후 아파트 가치상승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입력: 2007-09-30 18:32 / 수정: 2007-10-01 10:54

출처 : 미도아파트사람들
글쓴이 : 새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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