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 헬멧의 개발과 발전

인류가 새롭게 도전한 영역인 하늘은 땅과는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인 키티호크 호조차 시속 200Km를 넘는데다가 비행기가 높은 고도에 올라갈수록 추워졌으며 산소농도 또한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조종사들은 어떻게 해서든 노출된 머리와 눈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는 데 이것이 항공기 조종사 헬멧 개발의 시작인 것입니다.


첫 동력 비행 ~ 1차 세계대전

이 기간 동안의 항공기의 속도와 고도는 크게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따로 호흡장치를 달지 않아도 딱히 항공기 운항 고도의 산소농도는 문제가 없었고 시속 200Km 에 달하는 속도에서도 눈을 뜰 수 있게 하는 방풍안경과 추위를 막아줄 가죽헬멧 정도로 족했습니다. 다만 남과 다르기를 원했던 조종사라면 목에 실크 스카프를 둘러 멋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조종사 헬멧은 2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소련의 Shl-50 헬멧
2차 세계대전과 조종사 헬멧
제트전투기와 고고도 전투기가 등장하는 2차 세계대전 후반에 이르게 되면 거의 현대 조종사 헬멧의 필수적인 요소들이 등장하게 됩니다. 항공기의 속도와 고도는 비약적으로 상승해 조종석 자체를 밀폐하지 않으면 곤란하게 되었고 조종사들의 호흡은 따로 마스크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무전기의 발달은 전투기에도 탑재할 만큼 조그마해져서 무선으로 서로 송신하기 위한 헤드 셋 기능이 헬멧에 부가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헬멧의 형태 자체가 가죽인 것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미해군의 HGU-33 헬멧
제트전투기의 시대
드디어 전투기가 소리보다 빠른 제트전투기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면서 전투기의 조종석은 밀폐 수준이 아닌 여압(기압이 낮은 고도를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기내의 공기의 압력을 높여 지상에 가까운 기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을 하지 않으면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고도와 항공기의 속도가 증가할수록 외부기압과 온도는 떨어지고 이는 조종사에게 매우 치명적 이었습니다. 사실 항공기의 여압장치는 이미 2차 세계대전 중에 발명 되었으나 작은 전투기의 조종석에 설치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이전의 가죽소재의 헬멧은 가볍고 튼튼한 플라스틱으로 대체되게 됩니다. 이후 HMD의 등장 전까지 조종사 헬멧은 이 형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게 됩니다.


냉전과 우주시대의 개막
냉전시절 상대방의 영공을 침범하기 위해 우주의 영역을 넘나드는 전략정찰기가 개발되었습니다. 이 항공기는 성층권까지 올라가므로 그 이전의 항공기와는 구별되는 여압장치를 갖추어야 했는데, 이는 항공기의 가격과 부피를 증가시키므로 조종사가 특별히 제작된 여압복을 갖추는 것으로 대신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헬멧도 우주비행사의 헬멧을 연상시킬 정도의 여압헬멧이 탄생하게 됩니다.


NBC 상황에서 보호해주는 TLSS 시스템
핵전쟁과 방사선의 공포
또한 냉전은 핵전쟁의 공포가 현실로 받아들여지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조종사들은 그들의 시력을 핵폭발 시 뿜어져 나오는 감마선, X선등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는 고글을 지급받게 됩니다. 이 고글은 주로 핵폭탄을 직접 투하하는 폭격기 조종사들에게 주로 보급되었습니다.

 


HGU-55 헬멧과 AVS-6 야시경

주야간 전천후 전투의 가능
야간투시경의 발달은 헬멧에 장착이 가능할 정도가 되면서 조종사들에게 야간의 시야를 제공하게 됩니다. NVG(Night Vision Goggle)의 헬멧 장착으로 현대의 전투기들은 명실공히 주야간 전천후 작전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전의 항공기들이 야간에 레이더 계기비행이나 서치라이트에 의존하였던 것을 비교해 본다면 이는 분명 획기적인 발전이었습니다. 그러나 NVG의 시야각이 매우 좁고 종종 비행착각을 일으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미국의 JHMCS

HMS와 HMD의 개발
비행과 전투에 필수적인 정보는 조종사가 계기판과 HUD(Head Up Display)화면을 보아야만 얻을 수 있으나 이는 고기동의 공중전 중에서 적기로부터 시야를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종사의 헬멧에 바로 비행정보등을 시현하는 HMD(Head Mounted Display)가 개발되게 됩니다. 또한 그 이전의 전투기는 상대방을 조준하고 공격하기 위해선 꼬리를 물어야만 하였으나 HMS(Head Mounted Sight)는 단지 조종사가 고개를 적기를 향하는 것만으로 조준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공중전의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었습니다. 따라서 항공 선진국에서는 자체적으로 HMD를 개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F-35 조종사를 위한 HMD
미래의 조종사 헬멧
단순히 조종사들의 추위와 바람을 막아주기 위해서 시작된 헬멧은 미래 공중전의 양상마저 바꿔놓을 계기를 제공할 만큼 발전하였습니다. 이러한 헬멧의 발전은 어디까지 계속될 까요? EF Typhoon는 음성인식기술의 발전으로 버튼을 누르는 대신에 조종사의 말로써 입력이 가능합니다. 또한 F-35의 HMD는 단순히 비행정보나 NVG 기능 이상으로 적외선 탐색기, 전자정보 등 그야말로 모든 정보를 조종사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싼 가격(JHMCS의 경우 개당 20만 달러)과 캐노피에 직접 시현방식이 발달하면서 헬멧의 발전에 제동을 걸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터미네이터 스타일…F35 전투기의 첨단 조종사 헬멧

터미네이터 스타일 혹은 스타워즈 스타일의 전투기 조종사 헬멧이 화제다.

텔레그라프 등 영국 언론들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 공군이 차세대 전투기 F-35(JSF, Joint Strike Fighter)의 조종사들이 사용할 화제의 헬멧은 미국의 비전 시스템 인터내셔널과 영국 헬멧 인터그레이티드 시스템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현재 윌트셔에 있는 군시설에서 테스트 중이다.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진 상징들이 조종사 헬멧의 바이저(visor)에 직접 나타나며 조종사는 이들 이미지를 보면서 항행하거나 공격하게 된다. 밤에는 적외선 이미지가 투사되어 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다.

전투기 외부에 설치된 여러 대의 카메라가 헬멧으로 고해상도 이미지를 전송한다. 또 조종석 내부의 센서는 헬멧의 움직임을 추적하면서 영상을 변화시킨다. 가령 조종사가 밤에 아래쪽을 보면, 자신의 발 대신 지표면의 상황이 바이저에 나타나게 되는 식이다.
 
영국 국방부의 대변인은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헬멧이라며, ‘터미네이터’와 비슷한 시야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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